Sunday, July 23, 2017

Munch.





















































뭉크의 그림은 어둡다.

죽음, 병, 절규, 불안으로 가득한 "뭉크"는
어딘가 거리를 둬야할 것만 같다.

처음 세상에 내어 놓은 그의 그림을 본 사람들이
애써 다른 이유를 찾아 그 절박한 두려움을 외면한 것도
어쩌면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사실 그런 불안감과 어지러움은
우리 주변을 메우고 있는 익숙한 것들인데
우리는 그림으로라도 그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 듯하다.

르누아르가
인생에 우울한 일은 충분히 많으니
그림이라도 예쁘게 그리려했다면

뭉크는
녹록치 않았던 삶을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차라리 그의 그림은
현실 앞에 솔직하다.

Saturday, July 8, 2017

What's your story?






















"Why are you selling this guitar?  What's your story?"

M이 느린 목소리로 묻는다.

월마트에서 31년이나 일한 임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중고 기타를 사러 온 소박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랜 시간 먼지만 쌓여가던 인티 앰프는
나조차 못 가본 하와이로 떠났고

침대는 영국에서 갓 이민 온 가족에게
슬리퍼 소파는 부모님 집을 떠나 독립하는 친구에게로 갔다.



아끼는 물건들은 하나하나 사 모을 때 만큼이나
떠나 보낼 때도 이야기가 남는 모양이다.

이제 기타를 시작하는 M이 그의 꿈처럼
프로 뮤지션인 사위와 함께 연주하는 날이 오게 되길!

Wednesday, July 5, 2017

Fireworks.



Tuesday, July 4, 2017

July.














점심 약속이 아니었으면 지나쳤을지도 모를
지극히 사적이고 평범한 아침.

킨들, 스탠드와 코알라, 라디에이터, 가습기.

























그 점심이 아니었으면
언제까지 미루기만 했을지도 모를
쿠퍼티노의 그 과일 회사.

















며칠 전의 산책.
이젠 그네가 어지럽다.

시간은 흐르고
그렇게 세상도 우리의 바람과 상관 없이 변해간다.

어쩌면 우리가 아는 그런 날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사진 속의 그네는
마치 그런 일은 일어날 리가 없다는 듯이
고요하기만 하다.

















요즘 읽는 책들은
도대체 공통점이 없다.

그나마 찾는다면
지금 인기 있다는 베스트셀러가 빠졌다는 정도?

음악도 낡은 곡들을 좋아하는 걸 보면
뭔가 오래된 것에 대한 집착이 있나보다.

















얼마 만인지도 모를 체르니 100번.

악기를 해보면 세상의 모든 뮤지션을 존경하게 된다.

어떤 연주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걸 알게 되고
간단해 보이는 드럼 스트로크 하나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지 생각하게 된다.

그 벅찬 노력들을 공연장 푹신한 의자에서나
굴러다니는 이어폰으로 너무 쉽게 들을 수 있다는 게
조금 아이러니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