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추운 겨울,

노란 장판 깔린 따뜻한 방바닥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재미있는 얘길 해달라며 조르던 꼬꼬마 사촌 동생은
어느새 어엿한 숙녀가 되더니 집안 누구보다도 일찍 시집을 갔다.

도대체 그 사이의 세월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걸까?


10원짜리 동전이 50원짜리 동전보다 더 크니깐
바꾸자고 놀리던 일,

코끼리 코 스무 바퀴 돈 다음
전봇대까지 빨리 뛰기 시합하기로 해놓고선
몰래 멈춰서서 구경하던 일..

세월이 더 지나도 기억이 나긴할까?





때가 되면 모아보겠다던 기억의 조각들은
창피하다는 핑계로,
이것보다 중요한 일이 많다는 핑계로,
계속해서 외면 당하다가

더 이상 기억할 수 없는 곳으로
사라져가곤 했다.


이렇게라도 남겨두지 않는다면
그렇게 사라져버리는 시간들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그리고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너무 먼거리에 떨어져있는 사람들과
이렇게라도 얘길 나누고 싶어서,

여기에 사진과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