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25, 2006

아직 가지 않은 길.


이제 다 왔다고 말하지 말자
천리 만리였건만
그동안 걸어온 길보다
더 멀리
가야 할 길이 있다
행여 날 저물어
하룻밤 잠든 짐승으로 새우고 나면
더 멀리 가야 할 길이 있다
그동안의 친구였던 외로움일지라도
어찌 그것이 외로움 뿐이였으랴
그것이야말로 세상이었고
아직 가지 않은길
그것이야말로
어느 누구도 모르는 세상이리라
바람이 분다


- 고은

Saturday, February 25, 2006

맛과 멋.


맛은 감각적이요, 멋은 정서적이다.
맛은 적극적이요, 멋은 은은하다.
맛은 생리를 필요로 하고, 멋은 교양을 필요로 한다.
맛은 정확성에 있고, 멋은 파격에 있다.
맛은 그때뿐이요, 멋은 여운이 있다.
맛은 얕고, 멋은 깊다.
맛은 현실적이요, 멋은 이상적이다.
정욕 생활은 맛이요, 플라토닉 사랑은 멋이다.
그러나 맛과 멋은 반대어는 아니다. 사실 그 어원은 같을지도 모른다. 맛있는 것의 반대는 맛없는 것이고, 멋있는 것의 반대는 멋없는 것이지 멋과 맛이 반대되는 것은 아니다.
맛과 멋은 리얼과 낭만과 같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맛만 있으면 그만인 사람도 있고, 맛이 없더라도 멋만 있으면 사는 사람이 있다.
맛은 몸소 체험을 해야 하지만, 멋은 바라보기만 해도 된다.
맛에 지치기 쉬운 나는 멋을 위하여 살아간다.


- 피천득

Monday, May 9, 2005

no smile.

@ home - playing Czerny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는
늘 웃는듯하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혼자 있을 때는 웬만해서 웃지 않기 때문인 걸까?

Sunday, September 12, 2004

GIS institute.

@ GIS institute



















저녁을 먹고 연구소에 돌아오면
창문의 블라인드를 걷어내고 자리에 앉았다.

오징어 잡이 배는 바다에서
나는 연구실에서

우리가 '태평양'이라고 부르던 바다에
해가 다시 뜰 때까지

어김없이 환한 불빛을 밝혀두곤 했었다.

Monday, July 19, 2004

photographer.

@ Charin Canyon, Kazakhstan













광활했던 카자흐스탄의 차린 계곡.